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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에겐 사람들에게 흔히 익숙한 것 이상으로 강한 정신력과 대담함이 있었을 거야. 그 남자에겐 권위가 있었고 사람들은 그걸 두려워했어. 그 남자에겐 그런 ‘표식’이 있었던 거야.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대로 설명할 수 있지.
그들은 늘 편하고 쉽게 풀어내는 걸 원하지. 그들은 카인의 후손을 두려워했어. 그들에게도 어떤 표식이 있었거든. 그래서 사람들은 그 표식을 원래 의미대로, 그러니까 특별한 요소 같은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설명을 한거야. 그 표식이 있는 사람들은 사악하고 섬뜩하다고 말을 했고, 그래서 결국 실제로 그렇게 되어 버린거야. 용기와 개성이 있는 사람들은 늘 다른 사람들에겐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 마련이니까.
사람들은 겁 없이 담대하고 개성이 뚜렷한 사람들이 주변에 있는 것이 몹시 불편했고, 그래서 그들에게 별명을 붙여 주고 이야기를 꾸며 냈어. 그들이 두려워했던 시간에 대해 보상을 받으려고 했던 거지. 무슨 말인지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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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은 나에게 부모님보다 더 많은 것을, 훨씬 더 많은 것을 기대했을 것이다. 그는 나를 자극하고 경고하고, 조롱하고 비꼬며 나를 더 독립적인 존재로 만들려고 했을 것이다. 이제는 잘 안다. 진정한 자아에 이르는 길을 가는 것보다 더 싫은 것은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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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전진하게 해준 그런 자극들은 늘 ‘다른 세계’로부터 왔고, 매번 두려움과 강요와 양심의 가책을 함께 가져왔다. 그것들은 내가 기꺼이 머물고 싶었던 평화를 늘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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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함에 빠져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이 귀찮은 사람은 법을 있는 그대로 따르지.
그게 쉬우니까, 반면에 다른 이들은 자기 내면의 규칙을 스스로 감시해
그 법칙은 신사로서 날마다 해야 하는 일을 금지하기도 하고, 사람들이 못마땅하게 여기는 다른 일을 허용하기도 하지. 각자가 스스로 일어서야 하는 거야.
……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고 했다.
그러기가 왜 그토록 어려웠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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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말을 너무 많이 하고 있어. 그렇게 잘난 척하는 말은 아무 의미가 없어. 그런 말들은 그냥 자아로부터 멀어지게 될 뿐이야. 스스로에게서 멀어지는 죄악이야. 사람은 거북이처럼 완전히 자신 속으로 들어갈 수 있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