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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가 아니라 가능성을 선택하라

책이름
타이탄의 도구들
날짜
2024/08/05
p.176~177
세네카의 조언에 힘입어 나는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상황, 최악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그려보고 정의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재미있는 일이 일어났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를 불안의 늪으로 빠져들게 했던 생각들이 돌연 긍정적인 상황을 설정하는 데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
최악의 상황은 회사가 문을 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나는 언제든 예전 경험을 살려 임시 바텐더로 일을 시작해 월세를 마련할 수 있을 터였다. 가구를 팔고 외식비를 줄일 수도 있었다. 혹은 매일 아침 아파트 앞을 지나가는 유치원생들의 점심 값을 삥 뜯거나.
방법은 많았다. 최악의 상황이 닥쳐도 생존은 가능했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생존을 넘어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도 그리 어렵지는 않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 무엇보다 회사가 문을 닫는 상황이 ‘치명적’이지는 않았다. ‘살다 보면, 뭐, 생길 수도 있는 일이지. 이봐, 팀. 너무 걱정 마.’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는 것을 1, 삶이 완전히 바뀌는 것을 10이라고 할 때 내가 생각한 최악의 시나리오는 3~4 정도에 영향을 끼칠 뿐이었다. 그것도 임시적으로.
‘맙소사, 이제 내 인생은 끝장이야!’라고 외치는 사람들은 명심해야 한다. 인생이 정말 끝장날 상황이 찾아오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그렇다면 최악이 아니라 최고의 시나리오는 어떤가?
내가 생각한 최고의 시나리오는 분명 내 삶의 9~10 정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자, 정리하자면 이렇다. 예를 들어 최악의 상황이 될 가능성도 낮고, 최고의 상황이 될 가능성도 낮다면, 우리는 어떤 상황에 베팅해야 하겠는가?
이 책을 쓰기 위해 만났던 타이탄들은 이렇게 말하곤 했다. “성공하려면 높은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정작 큰 리스크를 감수하겠노라 결정하고 대담하게 뛰어들면, 생각보다 큰 리스크는 별로 없다. 정작 리스크보다 더 많이 만나는 것은 인생을 바꿀 만한 잠재력, 즉 다양한 ‘가능성’이다. 그러므로 인생은 어떤 리스크를 선택할 것인지로 결정되지 않는다. 어떤 가능성을 선택할 것인지, 더 큰 가능성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의 여부로 결정된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알게 된다.”
나는 배거본더가 되기로 결정했고, 유럽행 편도 티켓을 끊었다. 모험의 지도를 그리면서 물리적이고 심리적인 짐들을 지워나가기 시작했다. 아무런 재앙도 일어나지 않았다. 대신 아주 새로운 날들이 펼쳐졌다. 회사는 예전보다 더 잘 굴러갔다.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무 걱정 없이 회사가 부쳐주는 돈으로 전 세계를 여행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