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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로버트가 음악도 만들고 그림도 그리고 작곡도 하고 촬영 감독도 하고 편집도 하고.. 정말 많은 일을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하는 일은 단 한 가지, 창의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창의성만 불어넣으면 하지 못할 일이 없다고 말한다.
그는 촬영장에서 종종 기타를 치고 유명 화가들을 초대해 휴식 시간에 배우들이 그림을 배울 수 있도록 한다. “어떤 일이든 기술적인 부분은 10퍼센트이고 90퍼센트는 창의성이다. 창의성을 발휘하는 방법을 안다면 싸움의 절반은 끝낸 셈이다. 창의성을 발휘할 줄 알면 무대에서 내가 어떤 음악을 연주해야 하는지는 몰라도 된다. 전설의 기타리스트 지미 본은 이렇게 말한 적 있다. ‘나는 내가 10초 전에 무엇을 연주했는지도 모른다.’ 대가들에게 물어보면 모두 비슷한 답을 내놓을 것이다. 나는 화가 세바스천 크루거에게 그림을 배우기 위해 독일까지 간 적이 있다. 그를 따라 열심히 그려봤지만 늘 내 그림은 쓰레기통에 어울렸다. 그런데 세바스천에게는 뭔가 자신만의 특별한 붓놀림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인물화를 그릴 때 그는 턱을 조금 그리다가 눈을 조금 그리고, 그러다가 코를 조금 그리고… 나는 그의 이런 방식에는 심오한 뜻이 숨어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말했다. ‘몰라요. 무엇부터 그릴지, 다음에는 뭘 그릴지 항상 그때그때 달라요.’ 미칠 지경이었다. 그러다가 자리에 앉아 그냥 묵묵하게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더니 언제부터인가 갑자기 나도 세바스천처럼 얼굴을 그리고 있었다. 정말 놀라웠다. 그래서 그 깨달음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늘 전달한다. ‘몰라도 됩니다’라고.”
자신이 제대로 하고 있는지 모르겠는 사람, 남들은 다 잘 아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다. 걱정하지마라. 남들도 잘 모른다. 모른다는 것이 핵심이다. 꼭 알지 않아도 된다. 그냥 앞으로 계속 가면 된다. “꼭 비결을 캐내고, 뭔가를 알아야만 열심히 몰입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런 방식에서 벗어나야 자연스럽게 몰입이 된다. 무엇이 나를 창의적인 몰입으로 이끄는지 거의 4년 동안 배우고, 묻고, 생각했지만 얻은 답은 없었다. 다만 아무것도 모르는데도 어느 새 내 자신이 저절로 몰입을 허용하고 있었다.”
마음을 열어 창의성이 흘러나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지난번에는 됐는데, 내가 또 그런 성공을 할 수 있을까?’ 등과 같은 의심이 고개를 드는 순간 창의성은 막혀버린다. 토니 로빈스도 조언했듯이 ‘의심하는 나’에서 벗어나야 저절로 길이 열린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도, ‘몰라도 된다’는 믿음을 갖고 캔버스에 붓을 가져가라. 일단 붓을 가져가면 어디로 가야 할지는 저절로 알게 될 것이다.